췌장 잘라낸 뒤 발생하기 쉬운 당뇨병·지방간··· 삶의 질 고려한 치료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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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 절제 부위에 따라 당뇨병·지방간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치료전략이 제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암이나 인근 부위의 질환으로 췌장을 일부 잘라내는 수술을 받으면 당뇨병·지방간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쉽다. 이를 막으려면 최대한 췌장 조직을 보존하는 수술 방식과, 부족해진 소화효소를 약물로 보충하는 치료전략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윤유석 교수 연구팀은 췌장 절제 수술 이후 당뇨병과 지방간 예방 전략을 검증해 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췌장 수술 후 혈당 악화 감소 전략을 다룬 연구는 ‘유럽외과종양학회지’(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에, 지방간 예방 전략을 다룬 연구는 국제간담췌외과학회 공식 학술지 ‘간·담도·췌장’(Hepato-Pancreato-Biliary)에 각각 게재됐다.
췌장은 혈당 조절을 위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능과 함께, 효소를 만들어 음식물 소화·흡수를 돕는 기능도 담당한다. 췌장이나 주변부의 암 등을 제거하기 위해 췌장 중 일부를 잘라내면 이런 기능이 떨어져 당뇨병·지방간 등 대사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최근 췌장 수술 분야에선 생존율을 넘어 수술 후 대사기능 저하를 예방하고 삶의 질을 관리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진은 먼저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가 많이 분포해 있는 췌장 꼬리 쪽을 수술할 경우 혈당 조절기능이 악화하는 문제에 주목했다. 수술 범위를 정밀하게 조정해 췌장의 실질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 전략을 세우고 실제로 유효한지 검증하기로 했다.
3개 기관에서 췌장 꼬리암 수술을 받은 환자 320명을 분석한 결과, 췌장을 일반적인 방식으로 넓게 절제한 환자군과 최대한 보존한 환자군 간에 생존기간·재발률에선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수술 1년 뒤 일반 절제군의 당화혈색소 수치는 수술 전보다 0.57%포인트 오른 데 반해, 보존군은 0.1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맞춤형으로 최소한만 절제해도 생존율 및 재발률은 동등하면서 혈당 악화 속도는 늦출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결과다.
한편 췌장·담도암 등으로 췌장의 머리 부위를 제거할 때 발생하기 쉬운 지방간은 고용량 췌장효소가 포함된 소화제를 통해 수술 후 부족해진 소화효소를 보완하는 전략으로 접근했다. 해당 부위에서 분비되는 췌장효소가 부족해지면 영양분 흡수도 저해를 받아 지방간 위험이 상승하므로 예방 차원에서 췌장효소를 투여해 위험을 낮추는 원리다.
연구진이 7개 기관 무작위 대조시험에 참여한 췌십이지장절제술 환자 94명을 분석한 결과, 수술 1년 후 지방간 발생률은 췌장효소를 복용한 환자군(9.5%)이 위약군(23.1%)의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특히 수술 후 3개월간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지방간 발생률이 특히 높아 적극적인 췌장효소 보충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윤 교수는 “췌장은 우리 몸의 혈당 조절과 소화에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기관으로, 수술 시 단순 생존율을 넘어 내분비·외분비 기능과 장기적인 삶의 질까지 보존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며 “종양 위치와 절제 가능 범위, 수술 후 체중 변화와 소화 기능 등을 종합해 수술 전후 맞춤치료 전략을 세밀하게 설계하면 예후 향상에 크게 도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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