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 유전자 있으면··· 핏속 ‘단백질 청소기’ 역할 더욱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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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신경세포에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된 모습을 묘사한 그림. 게티이미지
유전적으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은 경우 혈액 속에서 불필요한 단백질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는 ‘프로테아좀’의 활성도가 떨어지면 인지능력 저하가 나타나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와 서울대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이민재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연구 및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게재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경도인지장애·알츠하이머병 환자, 증상이 없는 일반인 등 148명을 대상으로 아밀로이드·타우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의 영상검사와 유전자검사, 혈액 내 프로테아좀 활성도 측정을 통해 뇌 병리를 정밀하게 비교 분석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인체에선 프로테아좀이라는 단백질 분해효소 복합체가 이런 불필요한 단백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데, 연구진은 혈액 속 프로테아좀 활성도가 알츠하이머병 발병과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가장 강력한 유전적 위험인자인 ‘아포지단백E 에타4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에게선 프로테아좀 활성도와 질환 간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이 유전자를 보유한 경우 혈액 속 단백질 분해 기능이 낮을수록 뇌에 아밀로이드와 초기 타우 단백질이 더 많이 쌓여 있었다. 또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크기도 더 작고, 전반적인 인지 기능도 낮은 경향을 보였다. 반면 해당 유전자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선 이러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어 연구진은 매개분석이라는 통계 기법을 활용해 단백질 분해 기능 저하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인지 저하와 연결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단백질 분해 기능이 낮을수록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더 많이 쌓이게 되며 이런 변화가 해마의 위축과 인지 저하에 부분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유전자를 가진 고위험군에선 이런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므로 간단한 혈액검사로도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정도와 진행 과정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노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에서 측정 가능한 단백질 분해 기능이 유전적 고위험군에서 알츠하이머병 병리 물질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단백질 항상성 유지 기능의 이상이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사람 대상 연구에서 확인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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