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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백에 과일·채소 풍부한 건강식, ‘이 질환’ 환자에겐 위험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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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으로 이미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고단백 식단이나 칼륨 함량이 많은 과일·채소 섭취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

만성콩팥병으로 이미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고단백 식단이나 칼륨 함량이 많은 과일·채소 섭취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는 전체 인구의 약 12% 수준으로 8명 중 1명은 콩팥(신장)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고단백·저염식을 비롯해 다량의 과일·채소 섭취처럼 일견 건강하게 보이는 식습관에서도 자칫하면 콩팥 상태를 악화시킬 요인이 숨어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3월 둘째 주 목요일인 12일은 국제신장학회와 국제신장재단연맹이 제정한 ‘세계 콩팥의 날’이다. 콩팥은 혈액 내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설하고 불필요한 수분도 제거할 수 있게 가는 모세혈관 다발이 모인 사구체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노폐물 배출 외에도 전해질과 혈압 조절을 조절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손상이 진행돼도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장기로도 꼽힌다. 콩팥에 부담을 주는 식사·생활습관이 이어져도 한동안 별 이상을 느끼기 어렵다는 뜻도 된다.


고서연 인천힘찬병원 신장내과 과장은 “콩팥은 노폐물을 배출하며 우리 몸의 필터 역할을 하는데, 잘못된 습관이 지속되면 사구체 여과 기능이 점차 떨어질 수 있다”며 “특히 고혈압·당뇨·비만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작은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도 콩팥 기능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근육을 늘리고 체지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대체로 건강에 유익하지만 식단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단백질 함량을 높이면 위험할 수 있다. 과도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대사 과정에서 요소와 크레아티닌 같은 질소 노폐물이 생성되는데, 이를 배출하면서 콩팥 사구체에서 처리해야 할 여과량이 증가해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사구체 손상과 단백뇨로 이어져 콩팥병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콩팥이 건강하다면 단백질이 충분한 식단을 섭취해도 문제가 없지만 만성콩팥병이 있을 경우 체중 1㎏당 하루 단백질 섭취량이 0.6~0.8g을 넘지 않게 제한하는 것이 좋다.


과일과 야채도 칼륨이 많이 함유됐다면 콩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콩팥의 칼륨 배출 능력이 떨어져 혈중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손발 저림과 근육 마비, 혈압 저하, 부정맥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칼륨 함량이 높은 대표적 식품으로는 바나나, 오렌지, 키위 등의 과일과 시금치, 쑥갓, 미나리 등 짙은 녹색 잎채소 등이 꼽힌다. 또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나 감자, 고구마, 당근 등도 비교적 칼륨 함량이 높은 편이다. 일상적인 수준에선 이런 식품을 섭취한다고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은 낮지만 고칼륨혈증이 발생하는 등 이미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칼륨 섭취를 줄인 식단을 설계하는 것이 안전하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택하는 저염식은 콩팥 건강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혈압 상승과 관계가 있으며 콩팥의 미세혈관과 사구체에 부담을 준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저염식을 고집할 경우 콩팥으로 가는 혈류도 감소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통증과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흔히 복용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도 콩팥 혈류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부를 수 있으므로 임의로 장기 복용하는 대신 먼저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콩팥이 건강하다면 단백질이 풍부하고 과일·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식단을 피할 이유는 없다. 다만 별 이상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정기적인 콩팥 검진은 필수적이다. 혈액·소변검사로 비교적 간단히 확인할 수 있어 부담도 적다. 65세 이상이거나 이유 없는 피로감, 가려움증,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계속되는 사람도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보면 좋다.


고서연 과장은 “고혈압과 당뇨는 만성콩팥병의 주요 원인으로, 고혈압이 지속되면 신장 사구체의 미세혈관이 손상되고, 당뇨로 인한 고혈당 상태는 사구체 기저막을 두껍게 만들어 여과 기능을 떨어뜨린다”며 “이러한 만성질환이 있거나 가족 중 신부전 병력이 있는 경우, 진통제나 면역억제제와 같은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는 등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정기적인 혈액과 소변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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