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뉴스

의회 뒤집혀도 ‘관세 15%’는 못 깬다…K자동차 ‘진짜 청구서’는 국내 공장으로?

작성자 정보

  • CAEMCA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민주당 양원 장악에도 관세 권한은 대통령

‘미국서 더 만들라’ 압박은 양당 공통 기조

판매 신기록 뒤 국내 생산·부품사 부담 우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했지만 한국 자동차 업계가 기대할 관세 완화는 당장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5% 관세의 열쇠는 의회가 아니라 대통령이 쥐고 있고, 미국 내 생산 확대는 민주·공화당 양당이 공유하는 기조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부담은 관세에 그치지 않고 의회의 감독과 현지화 압박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 뉴욕주 민주당 의원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 뉴욕주 민주당 의원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의회 장악해도 넘기 힘든 ‘232조’와 거부권


지난 3일(현지시간) 선거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의 전망은 신중하다. 한국산 자동차에 붙는 15% 관세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다.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입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으로, 의회 표결 없이 부과됐다. 의회가 이 권한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어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상·하원 각각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의석은 여기에 못 미친다. 이시욱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총괄은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상원 67석이 필요한 만큼 입법으로 관세를 제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도 최근 세미나에서 “민주당이 양원을 되찾더라도 행정명령을 통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관세 부담은 실적에 그대로 찍힌다. 현대차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관세 영향이 지난해 약 4조원이었고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5.8%로, 관세가 없었다면 약 8%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전기차 공제 부활해도 한국 공장엔 ‘그림의 떡’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복원도 불투명하다. 미국은 최대 7500달러(약 1070만원)의 공제를 지난해 9월 말 종료했다. 하원 민주당 의원 160여명이 복원 법안을 지지하지만 거부권을 넘기 어렵고, 민주당 지도부가 이 공제 복원에 우선순위를 둘지도 불분명하다. 공제가 되살아나도 한국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차는 혜택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를 떠받치는 힘도 이미 하이브리드로 옮겨갔다. 10월 미국 판매는 16만대를 넘어 10월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는 4만8559대로 1년 전보다 56.1% 늘어 전기차(5946대)의 8배 수준이었다.


관세 다음은 감독·현지화…국내 생산기반 시험대


변화는 의회 감독과 주 정부에서 먼저 나타날 수 있다. 법무법인 율촌은 5일 낸 보고서에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가 투자 약정과 고용 실적 자료를 요구하거나 기업을 소환할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의 관세 혜택이 행정조치에 근거하는 만큼 투자 집행이 늦어지면 관세 재조정 압력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투자 계획을 210억달러에서 260억달러(약 37조원)로 늘렸고 현지 생산능력을 12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난 6월2일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주 주지사 부부가 탑승한 첫 번째 HMGMA 생산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가 주차 로봇에 실려 무대에 등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지난 6월2일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주 주지사 부부가 탑승한 첫 번째 HMGMA 생산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가 주차 로봇에 실려 무대에 등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가 있는 조지아주에서는 존 오소프 민주당 상원의원이 재선에 성공했고, 주지사 선거에서도 키샤 랜스 바텀스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공장 인센티브와 전기요금은 주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는 만큼 투자 여건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도 변수다. 미국은 지난 7월 공동검토에서 USMCA를 현행 형태로 연장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협정은 일단 유지되지만, 3국이 연장에 합의할 때까지 매년 공동검토를 거쳐야 한다. 원산지 규정이 강화되면 1분기 대미 수출이 3만9724대로 27.5% 늘어난 기아 멕시코 공장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새 의회는 내년 1월3일 개원한다. 과잉생산 등을 둘러싼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아 통상 불확실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내 생산을 늘리라는 압박은 의회 구성이 바뀌어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생산 현지화가 한국 자동차 산업에 꼭 호재는 아니라는 점이다. 현지 생산이 늘수록 국내 공장의 대미 수출 물량은 줄 수 있다. 부품사는 미국 투자 비용과 국내 물량 감소라는 이중 부담을 안을 수 있다. 미국 판매 신기록이 국내 생산과 고용의 성적표는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담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현지 생산 요구까지 커지면 국내 공장 물량을 어떻게 지킬지가 가장 큰 고민이 될 것”이라며 “완성차를 따라 미국으로 나가기 어려운 중소 부품사부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