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덮친 ‘물 위기’···최악의 가뭄, 테헤란 주민 대피론에 기우제 호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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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멜랏 공원에서 수도꼭지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이란은 수십 년 만의 최악의 가뭄에 직면해 있으며, 1000만 명이 거주하는 수도 테헤란의 상수도 공급을 주기적으로 차단하는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이란이 6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직면했다. 강수량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주요 댐 수위는 심각하게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도 테헤란에서는 물 공급 제한이 시작됐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가뭄이 지속될 경우 테헤란 주민들을 대피시켜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와 BBC는 9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전례 없는 가뭄이 발생해 인구 1000만명이 거주하는 테헤란에 물을 공급하는 주요 댐의 저수율이 5%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이란 당국은 이날 자정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수압을 낮추는 방식으로 테헤란에 대한 급수를 제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국 발표에 대해 국영 통신들은 이미 테헤란에서 ‘조용한 단수’가 10일 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헤란 일부 주민들은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단수를 경험했으며 추가 단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 6일 가뭄이 겨울까지 계속될 경우 테헤란 주민들을 대피시켜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이란의 여름은 고온 건조하며 가을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 그러나 이란 당국자들은 올가을 강수량이 매우 적다면서 “테헤란에 가을비가 내리지 않은 것은 100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카라즈댐의 관리자 모하마드 알리 몰렘은 “지난해에 비해 강수량이 92% 감소했다”며 “저수지에 있는 매우 적은 물도 사용할 수 없는 ‘죽은 물’”이라고 말했다.
가뭄이 너무 심각하자 이란 일각에선 이스라엘 등 인접 국가가 과학 기술을 사용해 이란의 비구름을 소멸시키거나 다른 국가로 이동시킨다는 음모론까지 확산하고 있다. 메디 참란 테헤란 시의회 의장 등 일부 공무원들이 주민들에게 기우제를 지내달라고 호소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서쪽의 칸강이 말라붙어 있다. AFP연합뉴스
외신은 이란의 물 부족 사태가 예견된 인재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란의 과도한 댐 건설, 불법 시추, 지속 불가능한 농업 방식 등이 수십년 동안 수자원을 고갈시켰으며 기후변화와 기온 상승이 이러한 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전했다. NYT는 또 과도한 지하수 추출 탓에 테헤란의 지반이 연간 300㎜의 속도로 침하하고 있는데, 이는 안전 관련 임계치로 간주되는 수치의 60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2011년 이후 몇 차례 수자원 부족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해왔다. 그러나 그동안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고 BBC는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물 소비를 줄이도록 농업을 현대화하고 수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정부 기관 간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니마 쇼크리 독일 함부르크 공과대학 수자원·토양 전문가는 “인공지능(AI)과 고해상도 위성 기술이 이란의 수자원 관리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이란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의 핵 프로그램으로 인해 유엔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해법은 현재로서는 요원한 상황이다.
이란 정부는 늦가을에 비가 내릴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전망은 어둡다. 이란 기상 당국은 앞으로 10일 동안 비가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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