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라의 가야금 선율에 감전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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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소녀 가비 “한국-아르헨티나 문화교류에 기여하고 싶어”

라 플라타 대학교 한국학센터에서 가브리엘라 로메로 김이 가야금 연주를 펼쳤다.
가브리엘라 로메로 김(Gabriela Romero Kim, 애칭: 가비)양은 한국인 어머니와 아르헨티나인 아버지 얼굴을 반반 닮았다. 가끔 그녀는 자신보다 덩치가 큰 가야금을 메고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문화교류 행사장을 찾아 연주를 한다.
필자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파견으로, 아르헨티나 국립 라 플라타 대학교(Universidad Nacional de La Plata)의 국제관계연구소(IRI) 한국학센터(CECOR)에서 매주 두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학기에도 두 과목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6월23일 오후 ‘한국의 사회, 문화와 교육’라는 강의시간에 가비를 초청해 가야금 연주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라 플라타시까지 어머니와 동행한 가비는 학생들에게 한국 전통악기의 재질, 음, 연주법, 동양음악과 서양음악의 차이점 등을 설명했다. 가비는 한복을 입고 학생들에게 정선아라랑,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해주아리랑 등 아리랑 시리즈와 한오백년 등 전통민요에 얽힌 스토리를 소개하면서 연주를 펼쳐 보였다. 강의 마지막에는 학생들이 직접 가야금을 체험하는 실기지도도 했다. 수업은 가야금 연주에 매료된 학생들로 인해 3시간을 훌쩍 넘겼다. 자원봉사활동으로 진행한 가비의 강의는 이론 위주의 수업에 비해 한국문화와 음악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대학 국제관계연구소장인 노르베르토 콘사니(Norberto Consani) 교수는 ‘감사장’을 가비에게 수여했다. 노르베르토 소장은 이민 2세로서 어머니 나라의 문화정체성을 살려 한국어와 한국문화 그리고 전통음악을 익힌 가비를 높이 평가했다. 한국학센터장을 맡고 있는 바르바라 바볼레오(Barbara Bavoleo) 교수는 “가비양이 가야금으로 전통민요를 학생들에게 들려줘 한국문화와 음악에 대한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줬다. 학생들에게 아주 좋은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현직 경찰이면서 이 학교 법학과에 재학 중인 파울라 로드리게스(Paula Rodriguez)씨는 “가브리엘라의 가야금 연주와 아리랑 등 민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한국 전통문화의 뿌리를 보여준 것”이라며 “언젠가는 나도 가야금을 꼭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법원직 공무원으로 법학을 공부하는 빅토르 아리아스(Victor Airas)씨도 “한국도 다양한 고전문화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의미 있는 수업이었다”고 흐뭇해했다.
가비(Gabi·27살)는 1965년 13세 때 부모와 함께 이민선을 타고 남미에 도착했던 김현숙씨의 딸이다. 현숙씨는 아르헨티나 청년 의학도였던 호세 로메로(Jose Romero)씨와 결혼했다. 정체성의 혼돈을 가장 많이 겪으면서 성장해 온 가비는 어려운 한글을 완벽하게 구사해 현재 아르헨티나 민요를 한국어로 번역하거나 한국가요와 민요를 스페인어로 번역 및 자막 처리해 유투브(youtube)에 올리고 있다.
왜 가야금에 관심을 갖고 연주하기 시작했냐는 질문에 “어느 날 어머니 나라의 가야금 연주를 듣고 갑자기 감전되는 기분이었다”고 답했다. 가비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아버지가 한글 관련 서적을 여러 경로를 통해 가져와 함께 공부했다고 한다. 어머니 현숙씨는 “나도 한글과 가야금을 가르칠 정도는 아닌데, 가비와 아빠가 열심히 해서 이렇게 연주까지 한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현재 가비는 부모님과 함께 한국에서 한국식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장래의 희망을 물으니 “한국과 아르헨티나, 특히 양국 청소년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를 높이는 방안을 찾아서 조금이라도 기여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50년 전 도착한 어머니가 한인1세대로서 현지 정착에 노력했다면, 2세대인 가브리엘라 세대에선 아르헨티나에 한국문화를 심어주는 주인공으로 양국 교류에 큰 역할을 하고자 하는 꿈을 펼치고 있다.
글쓴이
박채순과 함께 세상 보기
정치학박사(Ph.D).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 연구위원.월드코레안 편집위원.복지국가 society 정책위원.(사) 대륙으로 가는길 정책위원.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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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라가 노르베르토 콘사니 소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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