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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전기톱 든 91세 그녀가 떴다…미술관 이어 부국제까지 ‘종횡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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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한 공원묘지, 카메라는 아직 주인이 들어오지 않은 빈 묫자리를 비춘다. 이어 파주 작업실에서 전기톱을 돌리며 큰 나무를 깎는 김윤신(91)의 모습이 나온다. 과거 김윤신이 마련해 둔 자신의 묘지에서 시작해 지금도 작품 활동에 여념이 없는 그의 현재를 보여준다. 6일 개막하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 공개되는 임선애 감독의 다큐 ‘김윤신은 미술관에 없다’의 첫 장면이다.

부산영화제 레드카펫 오른 '전기톱을 든 여인'  
구순의 현역 조각가 김윤신이 6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올랐다.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 지난 3월 호암미술관 회고전 초대에 이어 국제영화제까지 종횡무진 행보다. ‘69세’를 연출해 2019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경쟁 KNN 관객상, 2020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감독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박남옥상을 수상한 임선애 감독은 김윤신이 미술관에 박제된 작가나 미술사 속으로 밀려들어갈 존재가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일하는 사람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화면 속 김윤신은 아침에 일어나 전투 나가듯 아이라인을 그리고, 작업실에선 안전화 끈을 멘다. 임 감독은 첫 다큐멘터리를 위해 아르헨티나로 가 김윤신이 남긴 흔적을 촟았다. 그는 “70년 넘게 멈추지 않고 작업해 온 김윤신의 삶이, 계속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질문을 품고 있던 내게 하나의 대답처럼 다가왔다”며 “지나온 시간보다 아직 오지 않은 다음을 더 궁금해 하는 김윤신의 현재를 부산에서 처음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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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신은 1935년 원산에서 태어나 파리 유학 후 한국에서 활동하다가 49세이던 1984년 아르헨티나로 떠났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등지를 중심으로 나무와 돌, 원석을 이용한 조각을 이어갔다. 2023년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 개인전을 계기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작업하다 모든 작품과 함께 그곳에 묻히려 했던 것을 영화 촬영을 하며 새삼스럽게 떠올렸다”며 “서울로 돌아와 제2의 삶을 살게 된 이유를 관객도 영화를 따라가며 알게 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영화는 2024년 백지숙 전 서울시립미술관장과 정순민 전 아르코극장장이 설립한 모은 발 프로덕션의 ‘오래오래 살아남을 그들’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다. 1953년 정전협정 이전에 태어난 여성 미술가들의 생애와 작업을 30~40대 영화인과 미술가의 시선으로 조명한다. 김윤신을 시작으로 김명희(77), 노원희(78)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김윤신 관련 콘텐트는 지난 6월 책 『김윤신, 전기톱을 든 여인』(안그라픽스)에 이어 내년엔 다큐멘터리를 48분 분량으로 재편집한 ‘김윤신: 숨 쉬듯 쉼 없이’가 EBS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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