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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윤, 계엄 선포 후 ‘막상 하면 별 것 아냐’···마실 것 가져와라”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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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 혐의 사건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 혐의 사건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3 불법 계엄 선포 당시 “막상 해보면 별 것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가 10일 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사건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이같이 밝혔다. 송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으로 발탁됐고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재신임을 받았다.

송 장관은 지난해 계엄 당일 울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저녁에 서울로 돌아왔는데, 당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과 한 전 총리로부터 잇따라 국무회의 참석 독촉 전화를 받았다. 송 장관은 “김포공항에 도착한 직후 강 전 실장에게 ‘지금 대통령실로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고, 이어 오후 9시37분경 한 전 총리가 ‘오고 계시죠’라며 도착 예정 시간을 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후 10시10분 정도에 도착한다고 하자, 한 전 총리가 ‘좀 더 빨리 오시면 안 되냐’고 서너차례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다른 회의 때도 한 전 총리가 참석을 독려하는 전화를 한 적 있느냐”고 하자 “그런 적은 없다. 회의에 빨리 오라고 말씀하신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 도착한 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무슨 상황인지 묻자 이 전 장관이 “계엄”이라고 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저로서는 영문을 모르고 저 자리에 갔다. 저건 국무회의가 아니라고 일관되게 생각하고, 대통령이 오셔서 2~3분 정도 통보에 가까운 걸 말씀하시고 나서 계엄이 선포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이후 다시 접견실로 돌아온 상황을 설명하며 “‘마실 걸 갖고 와라’ 이런 이야기를 했고, 자리에 앉은 후 ‘(계엄을)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말씀을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에게 대통령이 가야 할 일정이나 행사를 대신 가달라거나 각 부처에 몇가지 지시사항을 내리기도 했다고 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왼쪽)이 지난달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왼쪽)이 지난달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에 대해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피고인(한덕수)에게 ‘당분간 내가 가야 할 행사를 대신 가주셔야겠다’고 언급한 게 확실히 기억나느냐. ‘당분간’이라는 말을 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줄곧 ‘경고성 계엄’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확인한다는 취지다. 그러자 송 장관은 “그 언급을 한 것은 기억나는데 ‘일회성’이라는 말은 없었다”고 했다.

계엄 선포 이후 한 전 총리나 이 전 장관이 국무회의가 제대로 열렸던 것처럼 보이기 위해 사후에 국무위원들에게 서명을 권유한 사실도 증언했다. 특검이 “피고인 등이 ‘계엄에 동의를 표하는 게 아니라 회의에 참석했다고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맞느냐”고 묻자 송 장관은 “그렇다. 한 전 총리였는지 이 전 장관이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국무회의에) 동원됐다는 생각이 든다. 머릿수를 채우기 위해 불려 가서 자리에 앉았다가 나오게 됐으니 그렇게 느꼈다”며 “계엄 상황인 줄 알면 당연히 안 갔어야 한다. 저희가 안 갔으면 이런 상황이 안 벌어졌지 않겠느냐”고 울먹이기도 했다.

이날 같은 법원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에 대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 공판에는 백승두 소방청 대변인이 출석해 계엄 선포 직후 소방청장이 언론사 등 단전·단수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재차 증언했다. 백 대변인은 계엄 이후 허석곤 전 소방청장, 이영팔 전 소방청 차장 등이 참석한 소방청 상황판단회의에 참석했다.

당시 허 전 청장은 회의 도중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받았는데, 이후 “장관이 단전·단수를 언급하는데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백 대변인은 “단전·단수라는 말을 듣고 국회 쪽이라고 생각했는데, 회의에서 방송국 쪽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회의가 끝난 뒤 JTBC·MBC라고 들은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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