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간암 앓아도 면역세포가 지친 환자는 ‘3가지’ 특징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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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은 전 세계 암 사망 원인 중 3위를 차지하며, 국내 간암 환자의 60~70%는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티이미지
같은 간암 환자라도 암과 싸우는 면역세포의 탈진 정도가 크게 다르며, 탈진이 심한 환자일수록 항암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등의 특징이 두드러짐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장정원 교수, 가톨릭대 의대 병리학교실 조미라 교수 연구팀은 환자마다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달라지는 배경으로 면역세포의 탈진에 주목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JHEP 리포트’에 게재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진은 간암 수술을 받은 환자 8명을 대상으로 단일세포 RNA 및 전장 엑솜·전사체 서열분석 등의 분석을 수행해 면역 고탈진군(2명)과 저탈진군(6명)으로 분류한 뒤 비교 연구했다.
분석 결과, 동일하게 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라도 면역세포가 지친 정도에 따라 암의 특성에 크게 3가지 핵심적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먼저 첫 번째로, 탈진이 심한 면역세포는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특징을 보였다. 고탈진군의 면역세포 클론이 확장된 정도는 저탈진군보다 1.7배 높았으며, 특정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여러 형태로 분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따라 면역 기능을 억제하는 데 관여하는 세포(CD4+ 조절 T세포)와 유전자(PDCD1)의 발현 정도 또한 높아지면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능력을 상실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두 번째로 유전자 변이 양상도 달라지는 특징을 보였다. 고탈진군은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인 TP53의 변이율이 높고, 암세포가 빠르게 증식하는 특징을 보였다. 반면 저탈진군은 주로 세포가 계속해서 분열할 수 있게 하는 탓에 결과적으로 암 발생을 유발할 수 있는 TERT 유전자가 변이되는 비율이 높았다.
B형간염 바이러스의 침투 정도도 면역세포 탈진 정도에 따라 달랐다. 고탈진군에선 간 내부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정도를 보여주는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B형간염 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인간 유전자와 융합된 비정상적인 RNA(S-융합 전사체)가 많이 발견됐다. 이는 면역세포 탈진이 심할수록 바이러스 유전자와의 융합이 늘어나 결국 발암 가능성을 높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점을 입증한다. 연구진이 결과 검증을 위해 추가로 다른 B형간염 관련 간암 환자 106명(고탈진군 28명, 저탈진군 78명)에 대해 분석했을 때도 이런 현상은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간암 환자의 면역세포 탈진 상태를 파악하면 이를 바탕으로 면역항암제에 대한 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환자별 맞춤형 치료법까지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순규 교수는 “같은 간암이라도 환자마다 종양 면역 미세환경이 다르며, T세포의 탈진 정도에 따라 유전자 변이 패턴과 바이러스 통합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장정원 교수는 “T세포 탈진은 면역 항암치료 효과를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이므로, 환자별 면역 탈진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여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이번 연구가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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