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뉴스

정의선의 ‘화끈한’ 선물 꾸러미…트럼프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준공식 참석 가능성은?

작성자 정보

  • CAEMCA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대미 투자 계획 발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케이’라고 한 건 의례적인 답변으로 봅니다. 참석한다는 연락은 아직 없습니다. 그래도 만에 하나 가능성에 대비해 준비는 하는 상황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따라 방미 일정을 수행 중인 그룹 관계자는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 참석 가능성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2022년부터 80억달러를 투자해 조성한 전기차 공장이다. 지난해 10월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오는 26일 준공식을 갖고 연간 50만대 생산을 목표로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을 고려해 하이브리드 차량도 여기서 함께 만들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2028년까지 210억달러(약 31조원)를 미국 시장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은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신규 건설(50억달러)과 현지 자동차 생산 설비 확충 등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이 백악관에서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으로서도 1986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단행한 전체 투자 금액(205억달러)을 능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이다. 다음달 2일로 예정된 ‘관세 폭탄’ 투하를 앞두고 현대차그룹이 선제적으로 ‘투자 보따리’를 풀어놓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170만8293대)의 59.3%(101만3931대)는 모두 국내산이다. HMGMA 본격 가동과 함께 수년 안에 연산 120만대 규모까지 현지 생산 물량을 끌어올리더라도 나머지 수출 물량은 수입차에 25% 관세를 물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가 현실화하면 가격 경쟁력에 심각한 훼손이 불가피하다.

현대차그룹의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국이 지난 12일부터 수입 철강에 25% 관세 부과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전기로는 쇳물 생산을 기존의 고로가 아닌 고온의 전기 아크를 통해 용해해 만드는 시스템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루이지애나주 신공장은 약 1500명의 직원을 고용할 예정이며,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공장에서 만드는 전기차에 쓰일 차세대 철강 제품을 연간 270만t 규모로 생산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100만달러를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정 회장이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골프 라운드에 동행하는 등 취임 직후부터 미국 정부를 상대로 그룹 역량을 총동원해 ‘공격적인 캠페인’을 펼쳐왔다.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성 김 사장, ‘북미통’인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 등이 거들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2일 발표할 관세 부과 대상에서 한국 자동차가 제외될지, 수입 자동차에 대한 일괄 관세에 유예 조처가 내려질지 주목된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급한 불을 끄더라도 관세를 무기로 미 현지 생산을 더 늘리라는 미국 정부의 압박은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생산 물량의 비중을 계속해서 높여나가면 국내 공장 가동 중단이나 관련 일자리 감소, 지역 경제 침체 등의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대미 투자의 물꼬를 트면서 다른 국내 기업들이 대미 투자 행렬에 동참할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하에서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고려해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이미 발표한 상태다. 미국 현지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 등에 삼성전자는 370억달러, SK하이닉스는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양사는 계획대로 미국 투자를 추진하되 통상 정책 동향을 예의주시한다는 태도다.

한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연성’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미국 경제에 기여한 국가나 기업에 관세 유예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현대차그룹과 트럼프 대통령 간 ‘밀월’의 가시적 효과를 봐가면서 다른 기업들도 미국 진출 여부를 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